비상장 시절부터 알게 된 블루홀을 못 사서 개인적으로 매우 안타깝게 여기는 회사의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인터넷으로 바로 주문을 넣어 주말마다 틈틈이 읽었다
크래프톤 웨이
크래프톤은 유퀴즈에 출연한 김창한이란 분이 대표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블루홀을 이끌어 온 수많은 분들이 있었다
모든 이야기는 장병규 의장으로부터 시작되고 있다
크래프톤 웨이라는 제목만 보고 유추하면 회사가 성공한 이유와 CEO의 자랑 글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책이 끝날 때까지 회사에 대한 성공의 메세지는 없었다
뭐랄까 회사에 대한 전반적인 회고록에 가깝게 느껴졌고 크래프톤이 있기까지 블루홀 시절의 수많은 실패기를 담은 책이었다
특히 장병규, 김강석 두 분의 경영 철학과 직원들의 충돌 부분은 아직도 뭐가 정답인지 모르겠다
블루홀의 야심작이라 할 수 있는 테라라는 게임이 나오는데 나도 친구들과 재밌게 했던 게임이지만 그 시절 친구들과 게임하면서 느꼈던 아쉬운 부분들이 책에서 상세하게 기록되고 있었다
만렙을 찍고 더 이상 할 게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는데 결국엔 이러한 의문점을 넘지 못하고 테라의 흥행은 시들해지고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테라 실채 이후 연합군에서 제작된 수많은 게임이 출시되지만 대부분 흥행에 실패하고 만다
블라인드를 통한 직원들의 실망감과 회복하기 어려워 보이는 회사의 다운된 분위기만 보면 블루홀 회사의 수명도 얼마 남지 않게 느껴졌다
절반 이상의 직원들은 퇴사를 하고 회사에 대한 신뢰감은 바닥을 기고 있을 무렵 연합군으로 합류한 김창한 PD의 배그로 인해 심폐 소생을 넘어 수십조의 가치를 가진 지금의 크래프톤이 되었다
실력과 운이 만나는 시점을 알아맞추긴 어렵지만 과거에 퇴사한 직원들은 어떤 심정일까?
블루홀 CEO인 김강석은 배그의 성공과 함께 대표직을 내려놓는데 책에선 잘 표현되진 않았지만 수많은 감정이 오갔을 거라고 생각된다
이걸 지켜본 장병규 의장의 심정도 참 안타까웠을 것이라 생각된다
올해만 보면 결국 해피엔딩이지만 과거에 있을 수많은 역경들만 본다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어 보였다
고진감래 = 크래프톤 이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좋았던 점은 대기업 회장님의 성공 일대기를 쓴 것처럼 신격화해서 멋지게 포장해서 쓰지 않았다는 점이다
회사에서 벌어진 수많은 실패들로 인해 초기에 설정한 목표가 수정되는 과정을 통해 개인과 회사의 수장으로서 느낀 수많은 감정들에 대해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었다
게임회사는 아니지만 나도 IT회사에 다니는 한 명으로 빨리 변해가는 IT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트렌드를 계속 따라가야 된다는 건 좋지만 부담이 점점 커지는 게 현실이다
암튼 크래프톤 웨이는 당분간 머릿속에 계속 맴돌 거 같다
- 21.08.22 크래프톤 웨이를 읽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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