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맞아 국립현대미술관에 방문했다
설 연휴에 미술관 방문을 자주 하는데 내일도 쉰다는 편안함과 생각보다 사람이 없어 작품을 천천히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1, 2 전시실에서는 MMCA 서울 상설전 : 한국현대미술 하이라이트라는 주제로 전시가 진행되었고
6, 7 전시실에서는 소멸의 시학 : 삭는 미술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전시가 진행되었다
내용이 광범위해서 이번엔 1, 2 전시실만 다뤄보겠다 :)

초입에서 발견한 작품
조성묵, 메신저
청동으로 만든 작품으로 말처럼 생겼고 전파를 상징하는 모양새였다
메신저라 함은 정보르 전달하는 것인데 과거 말이 그 역할을 대신했다고 생각하여 말 형상으로 만들지 않았나 생각된다

서울 상설전 먼저 구경했다
2013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 이래 처음으로 선보이는 상설전이라고 한다
이번 전시는 1960 ~ 2010 년대에 이르는 한국 현대미술 대표작 90여 점을 선보인다고 한다

감:KAM Bag
감각을 열어 작품을 느끼고 교감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이어서 추상 작품을 만났다
한국 현대미술에서 1950년대 말부터 1970년대까지 추상은 새로움과 전위의 미술이었다고 한다
특히 한국의 추상미술은 민족, 전통, 냉전, 근대화, 제도 등을 둘러싼 한국 사회의 다양한 층위들과 교차하였고 전후 시대의 불안이나 도시화 등 당대 현실과 맞물리면서 역동적으로 전개되었다고 한다
유영국, 작품
1960년대에 제작한 기하학적 추상회화로 강렬한 원색과 견고한 구성으로 특징지어진 작품이라고 한다
어떤 물체 또는 자연을 추상했는지 모르겠지만 붓의 터치감과 물감의 질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성자, 천년의 고가(古家)
1960년대 작품으로 기하학적 형태로 구성된 화면과 곡식을 심듯 차곡차곡 쌓아 올린 마티에르가 인상적이라고 한다
작가에게 고가는 단순한 집의 의미를 넘어 생명을 품고 지속되는 공간이며 모성과 연결된 상징적인 장소로 자리한다고 한다

남관, 가을축제
추상 작품 중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작품이다 :)
암울한 환경에서도 축제의 흥이 느껴지는 듯한 작품이다

윤명로, 문신
한국 사회의 실존적 불안과 저항 의식을 형상화한 작품이라고 한다
젊은 혈기와 항거 의식에 근거한 자연 발생적 결과물을 표현했다고 한다

이우환, 선으로부터
푸른 선이 캔버스를 따라 반복되어 그려지고 붓질이 점차 희미해지며 자연스럽게 소진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선은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작가가 화면과 관계를 맺으며 생성하는 과정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다고 한다
선은 동양적인 기와 생명력의 출발점이 되고 작품은 마음을 비우고 선을 긋는 일회적인 행위를 반복함으로써 무위자연 상태에 가까워지려는 시도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한다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 중에 한 명이다 :)
나오시마에 이분 미술관이 있지만 우리나라에 없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하종현 작가의 무제라는 작품이다
자세히 보면 유화가 아닌 스프링이다
무얼 의도했는지 궁금한 작품 중에 하나였다


윤형근, 다색
물감을 엷게 한 번 바른 후 거의 말랐을 때 또 덧바르는 방식을 반복하여 제작되었는데 검은색처럼 보이는 색조는 실제로는 여러 색이 중첩된 결과로 조도에 따라 미묘한 색의 변화를 드러내고 있다
철제의 녹슨 모습으로 착각될 정도로 색을 참 잘 칠했다고 생각된다 :)

정창섭 작가의 작품을 감상 중인 와꼬의 모습 :)

김환기 작가의 작품도 만났다

권영우 작가의 작품인데 제목이 무제다
콩 껍질을 하나씩 붙였다고 생각했는데 종이로 표현했다고 한다
무얼 말하고자 했는지 궁금한 작품이다


서세욱, 사람들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작품을 보면 서로가 서로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 연상된다

얼마 전에 작고하신 김창열 작가의 물방울도 만났다
물방울 그림의 대가라고 생각한다


이응노, 군상
대전에 가면 이응노 미술관이 있는데 거기에서 처음 이 작품을 만났다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독립했다는 소식을 듣고 길 한복판에서 동생을 안고 춤을 출 만큼 기뻐했다는 일화가 있는데 공동의 연대를 이룬 이들의 자유를 향한 해방의 몸짓이 서예적 필선을 통해 역동적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이어서 사물, 시간, 신체 등을 이용한 작품을 감상했다
이승택, 고드레 돌
이 작품은 홍콩 미술관에서도 만난 기억이 있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오브제(고드랫돌)를 장식 삼아 걸어 놓았는데, 시간이 지나며 딱딱한 돌이 시각적으로 물렁한 전혀 다른 물체로 변환되는 듯한 느낌을 발견하고 이를 작품화했다고 한다

박현기, 무제
돌 사이에 돌의 영상을 담은 모니터를 쌓아 올린 대표작이라고 한다
피난길에 사람들이 돌을 주워 탑을 쌓고 거기에 소망을 비는 행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이강소, 무제
다소 재밌는 작품을 발견했다
새 한쪽 다리에 줄을 매달고 새의 움직임 자체를 작품으로 만든 작가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

곽덕준, 계량기와 돌
사물을 측정하는 도구인 저울과 자연물인 돌을 대비시킨 작업이라고 한다
계량기는 정확한 측정을 위한 도구인데 작품에서는 오작동하거나 돌의 무게와는 완전히 다른 비합리적인 숫자를 보여 줌으로써 측정의 신뢰성을 무너뜨리고 있다
작가는 딱딱 떨어지는 어떠한 정보를 기계에게 장악당하는 기분이 들어 이런 작품을 만들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

성능경, 위치
위치는 당시 유일한 미술 잡지인 "공간"을 작가의 다리, 팔꿈치, 겨드랑이, 머리 등 신체 여러 부위로 위치를 옮겨 가며 행한 퍼포먼스의 기록 사진이다
미술 잡지의 권력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 미술 잡지의 정당성 및 위상이 어디에 위치하는지 재고해 보기 위해 이 이벤트를 계획하였다고 한다

한운성, 매듭
사진인 줄 알았지만 유화 물감으로 그린 작품이었다
매듭의 문화라고 알고 있는데 이 매듭을 계속 보고 있으면 엄마가 아이를 업고 있는 듯한 모습이 보였다
절대 풀리지 않을 매듭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이어서 형상성과 현실주의의 작품들을 만났다
서민의 삶과 연결된 무속, 풍속, 불교 등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작품이 아니라 가볍게 구경하고 넘어갔다 :)
오윤, 원귀도
다소 오싹함 그림이다

박생광, 무속

신학철, 한국근대사 -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하늘(자유)을 보지 못하는 민중을 묘사한 신동엽의 저항시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전시 구경을 마치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이곳에서는 혼성의 공간: 다원화와 세계화라는 주제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먼저 백남준 작가의 작품을 만났다
티비만 있는 줄 알았는데 다양한 작품을 많이 남긴 작가였다 :)
백남준, 잡동사니 벽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오브제를 결합하여 문화적 경계가 허물어지고 이질적인 문화가 서로 포용되는 세계를 상상하며 만들었다고 한다

서도호, 바닥
이 작품은 예전에 청주 수장고에서 만난 적이 있다
그때도 입을 쩍 벌리고 감상했던 기억이 있는데 다시 봐도 명작이라고 생각한다 :)
개인과 공동체를 생각하게 만든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최정화, 꽃의 향연
일상의 식기를 탑의 형태로 쌓아 올린 작품이다
3대가 함께 거주하는 온양의 한 가정에서 주부가 신혼부터 사용해 온 식기들이 작품의 재료로 사용되었고 쌓아 올려진 식기는 가족의 건강을 염원하는 마음의 탑이자 삶의 흔적이 모여서 피워 낸 일상의 꽃으로 표현되었다
철학이 담긴 멋진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강익준, 삼라만상
1만여 점에 이르는 작은 캔버스들이 단위별로 모여 완성된 설치작품이다
3인치의 작은 이미지들은 서로 더해지고 연결되고 화합하면서 거대한 우주, 삼라만상을 연상시킨다
이렇게 서로 연결된 모든 세상의 소리를 보는 존재, 즉 ‘관음’으로서 설치된 반가사유상은 크롬 도금된 표면에 벽면에 설치된 작품들이 투영되면서 결과적으로 ‘있으면서도 없는’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고 한다
현대미술관에 종종 오는 사람이라면 이 작품은 여러 번 봤을 것이다 :)


이어서 개념적 전환: 사물과 언어 사이라는 주제의 작품을 만났다
사물의 본래 모습과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낯선 의미와 상황을 부여하여 고정관념을 흔들기 위한 작품이라고 한다
다소 난해하지만 이 또한 작품이다 :)

김범, 라디오 모양의 다리미, 다리미 모양의 주전자, 주전자 모양의 라디오
주제 그대로 그 모습을 하고 있다
고정관념을 타파하기 위한 작품이 아닌가 생각된다
동양철학에서 배웠던 인간들이 만든 지시적 언어라는 생각이 문득 들게 만든 작품이었다

김범, 친숙한 고통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문제와 난관을 해결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비유적으로 드러낸 작품이다
13개 퍼즐 중에서 12번째 퍼즐이라고 한다
보자마자 눈이 아프고 머리도 아파지는 작품이다 :)

마지막으로 다큐멘터리, 허구를 통한 현실 재인식이란 작품을 감상했다
미술, 공연, 음악, 영화, 퍼포먼스 등 여러 장르를 횡단하는 다매체적 작업과 다큐멘터리와 허구를 넘나드는 복합 서사를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계의 이면을 보다 입체적으로 조망한 일련의 작품들이라고 한다
정연두, 시네매지션
마술사 이은결이 다양한 시각적 트릭을 사용하여 봄, 여름, 가을, 겨울 풍경을 연출하고 카메라는 실시간으로 촬영하고 있다
마술과 영상을 결합한 이 작업은 우리가 현실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것들이 조작되고 재구성된 것일 수 있음을 일깨워주고 있다

노순택, 얄읏한 공
평택 대추리 마을의 미군 기지 내 레이돔의 정체를 밝히는 과정을 통해 군사 시설이 일상에 어떻게 스며들어 있는지를 기록한 사진이다
레이돔은 전투기의 정밀 폭격을 위한 군사 장치임을 알게 되었고 작가가 촬영한 각도에 따라 골프공, 달빛 등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변주되어 교묘히 정체를 위장하고 있는 모습으로 드러내고 있다

직접 참여해 보는 설치 미술도 만났다
유리가 큰 소리와 함께 깨치고 있다 :)
그리고 임수정이 나오는 작품을 끝으로 이번 전시 관람을 마무리했다


작품을 보고 나오면 이렇게 감상문을 적는 공간을 마주할 수 있다
문처럼 만들어서 감상문을 쓸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아이디어 굳 :)

그리고 이 공간은 비워 있었다
아직 작품으로 채워지지 않은 모양이다 :)

- 26.02.14 국립현대미술관에서 -
'취미 > 전시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 Donald Judd: Furniture (22) | 2026.03.05 |
|---|---|
| 북서울미술관, 하늘이 극장이 되고 극장이 하늘에 있으니 (34) | 2026.03.02 |
| 장 미셸 바스키아 : 과거와 미래를 잇는 상징적 기호들 (54) | 2025.12.07 |
| 한국 근현대 거장의 삶과 예술 (26) | 2025.11.21 |
| 2025 성북 신문인사 프로젝트: 박남옥 - 무관한 당신들에게 (38) | 2025.1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