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도쿄시를 벗어나 고가네이시에 위치한 에도시대 건축정원을 보러 가는 날이다
조식은 두 종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와꼬는 면 요리를 나는 소고기 탕을 맛있게 먹고 숙소를 나왔다


숙소에 나올 때 밖을 보니 어색한 풍경이 보인다
도심 곳곳에 묘지들이 보이는데 일본 문화라고 한다
가까운 곳에 모셔두고 수시로 찾아와 참배를 드린다고 하니 어찌 보면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된다

JR 라인을 타고 고가네이시로 이동했다
JR 라인은 처음인데 두 개층으로 되어 있어 편하게 앉아서 이동했다


무사시고가네이 역에 도착했다
에도건축정원에 버스를 타고 들어갈까 하다가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가는 길에 벚꽃으로 보이는 나무들이 정말 많다
에도건축정원 입구에 내려 공원을 걸어서 들어갔다
여기 꽃피면 정말 장관일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공원은 무료지만 에도건축을 보려면 입장권 400엔을 내야 한다
입장권을 끊고 안으로 들어갔다
에도 시대의 건축물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전국에 있는 건축물을 옮겨 왔다고 하는데 그 당시로 미뤄볼 때 일본의 건축 기술이 상당했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첫 번째로 만난 집은 요즘 집이라 해도 될 정도로 상당히 세련된 집이었다
1900년대에 건축된 집이라는 점이 믿어지지 않는다


다음 집은 와꼬가 가장 기대했던 건축가의 집인데 아쉽게도 외관을 공사하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내부를 볼 수 있었다
House of Kunio Mayekawa 의 집은 내가 봐도 참 잘 지었다고 생각한다
높은 층고와 큰 통창은 햇살을 가득 받을 수 있고 시야가 트이는 효과가 있지만 단열에 취약한데 이 집은 이중창을 도입해서 취약점을 보완한 집이었다






옆 집은 일본 전통의 방을 보여주고 있다
큰 방에 나무로 짠 장판이 쫙 깔린 모습은 익히 봐온 일본 집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2층에서 내다본 뷰가 멋지다


상당히 오래돼 보이는 초가지붕의 집을 만났다
에도시대의 장을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 시절부터 보존된 집이라고 한다



외갓집의 향기가 나서 내부로 들어가니 장작을 태우고 계셨다
아궁이에서 타는 장작 오랜만에 본다

신발 벗고 내부로 들어가 대자로 누웠더니 잠이 솔솔 온다
나무가 주는 포근하고 편안한 기분을 느꼈다



벚꽃나무인지 매화나무인지 모르겠지만 꽃이 핀 나무를 보면 봄이 오고 있음이 실감된다
포근하면서 공기가 좋은 날씨가 좋다

가장 큰 규모의 집을 만났다
House of Korekiyo Takahasi 의 집으로 1902년에 지어진 집이다
상당한 부를 소유한 할아버지라고 생각되는데 일본 내각 총리를 지낸 인물이라고 한다



수제로 만든 목각의 틀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2층에서 내려다본 정원의 모습도 따봉이다



건축물 외에도 그 시대의 전동차와 버스도 만날 수 있다
추억의 과자도 팔고 있어 슈가로 만든 담배를 선물로 샀다
하나 맛봤는데 담배 피우는 줄 알고 사람들이 쳐다봐서 한입에 깨물어 먹었다 :)



옛 시장 거리를 재현한 길로 들어섰다
볼거리도 많고 기념품도 살 수 있고 심지어 우동 가게도 있었다
기획을 참 잘했다고 생각된다



정교한 피규어를 발견했다
아래 우산을 만들고 있는 피규어는 5센티 남짓 크기다


산토리 양조장도 만났다
산토리 올드 위스키 병은 지금도 예전 모습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
1900엔 정도 하는 걸로 보여 나중에 한 병 사서 먹어봐야겠다



정면에 보이는 건물은 목욕탕이다
그 시대를 살던 사람처럼 흑백 모드로 찍어봤다 :)


안으로 들어가면 남탕과 여탕으로 나뉘어 있다
왠지 모르게 내부를 보면 스트리트 파이터에 나오는 혼다가 연상된다 :)
지금의 목욕탕과 크게 다른 모습이 없다



이곳은 화재가 발생했을 때 종을 쳐서 알려주는 곳이라고 한다
공원 곳곳에서 실로 뜬 곤충들을 만날 수 있다
새와 거미 그리고 여러 곤충들의 모습을 찾는 재미도 쏠쏠했다


기념으로 스탬프를 찍고 에도건축정원 구경을 마무리했다
이곳은 벚꽃이 필 때 오면 눈이 상당히 즐거울 것으로 보이고 여름에 와도 참 좋을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요나라!


택시를 타고 역 근처에 내려 점심을 먹기로 했다
역 뒤편에 위치한 라멘집에 방문했다
약 10여분을 대기하고 들어갈 수 있었다

내부 공간은 작지만 내공이 있는 라멘집이었다
적당한 짠기와 고기의 식감 그리고 계란의 삶은 정도 모두 완벽했다
* 이 가게는 나중에 맛본집 카테고리에서 별도로 다뤄보겠다



다시 JR을 타고 도심으로 넘어왔다
하라주쿠에 있는 하라카도로 향했다
이 비싼 땅에 예술 혼이 담긴 건축물이 있는데 바로 하라카도라는 건물이다
카도는 모퉁이라는 뜻이라는데 모퉁이 땅을 사서 상층부를 공원으로 만든 걸작이다
깍두기처럼 높고 크게만 만드는 우리나라 건축물과 비교된다

커피 한잔을 즐기며 하라카도 공원에 앉아 분주한 거리를 보며 쉬었다
날씨도 좋고 뭔가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하라카도에는 다양한 상점들이 입점해 있다
예술인들 오피스도 있고 지하엔 런닝 도구를 빌려주는 곳과 생맥주 한잔을 파는 곳 그리고 목욕탕도 있다
런닝 도구를 빌려 한 바퀴 돌고 목욕탕에서 씻고 나와 생맥주 한잔을 즐기는 루트다 :)
한쪽에선 마리오로 화투를 만들어 파는 분도 만났다
사고 싶었는데 와꼬가 못 사게 했다 ㅠ


이제 본격적으로 오모테산도 거리를 거닐며 건축물을 구경하기로 했다
이 길에는 프리츠커 상을 수상한 일본의 건축가들이 지은 건물이 상당히 많았다
먼저 내가 좋아하는 안도 타다오 형님의 오모테산도힐즈를 만났다
연립 주택을 개조해 쇼핑몰로 탈바꿈한 건축물이다


단 노리히코의 건축물 휴고보스의 건물도 만났다
중세 시대의 성이 연상된다

걷다가 대모 시위대의 모습을 포착했다
처음엔 너무 조용해 행사인 줄 착각할 정도로 대모는 조용히 진행되었다

걷다 보니 아오야마 거리였다
스파이럴에 들어가 다양한 예술 작품을 구경했다
독특한 작품들이 많이 보인다
은으로 만든 컵을 사고 싶었지만 가격이 후덜덜해서 겨우 참았다 :)


걷다가 독특한 벽돌 형태를 발견해 한참을 머물며 구경했다
오와 열을 맞추지 않은 자유 분방하게 쌓아 올린 커다란 돌들이 매력적이다


첨스라는 매장에 들어가 구경했다
우리나라엔 없는 브랜드로 파타고니아 브랜드와 비슷한 모습이다
이곳에서 모자하나를 장만했다 :)


저녁 시간이 되어 하라주쿠에 위치한 오래된 교자 가게에서 가볍게 요기를 했다
맛집인지 30여분을 기다려 들어갈 수 있었다
일본식 교자와 찐만두를 먹었는데 특히 교자가 상당히 맛있었다
* 이곳 역시 다음에 맛본집 카테고리에서 다뤄보겠다



디저트로 맛차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녹진한 맛차의 맛이 만두의 느끼함을 쫙 잡아줬다
적당히 씁쓸하며 뒷 맛이 참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맛이다


길 따라 걷다 보니 안도 타다오 형님이 설계한 공중화장실도 만났다
Jingū-dōri Park public toilet 인데 반가운 마음에 용무를 보고 갔다 :)
공중 화장실을 배경으로 한 일본 영화 퍼펙트 데이즈에도 나온다고 하니 나중에 영화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을지로스러운 거리를 만났다
펍 들이 즐비한 신나는 골목이었다


도자기 그릇을 파는 가게를 만나 뭔가에 홀린 듯 들어갔다
요즘 메밀면 요리에 빠져있는데 메밀 전용 그릇 두 개와 파스타 용 접시 하나를 구매했다
주부 마인드에서 탈피하기가 쉽지 않다 :)

세이코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아오키 건물의 시계탑이 인상적이다

다시 아오야마로 넘어와 밤에 느끼는 건축물을 구경했다
헤르조그 앤 드뫼롱이라는 건축가의 작품인 미우미우와 프라다 건물을 구경했다
헤르조그 앤 드뫼롱의 작품은 청담동에 송은문화재단이 있다
미우미우의 건물은 멀리서 보면 소박해 보이지만 가까이 보면 럭셔리함이 느껴진다
명품이 상징하는 검이불루 화이불치를 설명하는 듯한 건축물로 느껴진다



투명하지만 두꺼운 유리로 구성된 프라다 건물도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건축물은 낮보단 밤에 멋있어야 제대로 된 건축물이라고 생각된다


건축 투어를 끝으로 롯폰기로 돌아왔다
숙소에 짐을 풀고 밖으로 나와 추성훈 스타일의 스테이크 가게에서 늦은 저녁을 먹었다
시원한 삿포로 생맥주 한잔에 스테이크 한 점은 맛이 기가 막혔다
2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맥주와 스테이크까지 맛볼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늦은 저녁을 맛있게 먹고 오늘도 편의점에 들러 푸딩을 사고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 하루는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 25.03.01 도쿄 여행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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